[파워인터뷰] 조순계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장 “한국 교육 미래 ‘외국인 유학생’으로 밝힌다”
2025. 5. 2. 10:53ㆍ협회활동/관련소식
2025. 5. 2. 10:53ㆍ협회활동/관련소식
해인협 2차 정기총회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 내년 3월 6일까지 임기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수도·지방도시’ 박람회 개최로 호평
올해 타지키스탄, 中 길림성 박람회 계획 중, 현지 산업체 연계도 확대
유학생 졸업 후 체류 어려워… ‘취업 연계 비자’ 등 관련 정책 제안
“협의회 방향성 제시할 것… 역할과 가치 회원교·교육계에 적극 알려야”
지난 15일 한국대학신문 본사에서 조순계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이하 해인협, 조선이공대 총장) 회장 인터뷰가 진행됐다. 조순계 회장은 지난 2월 해인협 정기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 조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임기 동안 유학생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작금의 교육계는 ‘대항해 시대’로 표현할 수 있다. 신항로를 개척해 신대륙을 발견했듯, 대학들도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신항로를 개척하고 있다. 특히 ‘유치-교육-취업-정주’에 이르는 이른바 ‘유학생 진로 로드맵’이 주목받으면서 유학생 교육은 대학, 지역자치단체, 산업체, 정부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과거 유학생 수 확대에 집중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유학생 진로 로드맵’이 ‘정주형 유학’으로 그려지면서 외국인 유학생 교육에서 전문대학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이하 해인협)는 그 중심에서 올해 한국 고등직업교육과 전문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지난 15일 한국대학신문 본사에서 만난 조순계 해인협 회장(조선이공대 총장)은 “‘정주형 유학’과 ‘기술 유학’은 현재 전문대학 유학 로드맵의 핵심 키워드다. 해인협은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전문대학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학업을 마친 후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해인협은 국내 전문대학 61개교로 구성됐다. 지난해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서 고등직업교육 한국유학박람회를 개최했다. 양국 수도뿐만 아니라 지방 도시에서도 박람회를 진행해 ‘직업교육 실크로드’를 구축했다. 전문대학으로만 구성해 현지 박람회를 개최한 점과 중앙아시아 국가 지방도시도 방문한 점 등에서 해인협이 지난해 걸어온 발자취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해인협은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외국인 유학생 교육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조순계 회장은 “박람회 확대, 교육 콘텐츠 개발·보급, 정부 정책 제안에도 나설 것이다. 이와 함께 회원교를 대상으로 해인협 주력 사업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협의회의 역할과 가치를 공고히 다질 것”이라며 “학령인구 감소로 전문대학 생존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이 위기를 타개할 방안은 외국인 유학생이다. 해인협 회장으로서 전문대학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조순계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장이 유학생 교육 품질 관리와 정착 지원까지 아우르는 종합 지원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지난 2월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이하 해인협)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회장 선출 소회를 전한다면.
“전문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시점에서 회장직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한국의 고등직업교육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가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차대한 임무를 맡았다고 생각한다. 회장으로서 회원 대학들이 그들의 특성을 살려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해 전문대학이 국제 교육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특히 유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힘쓸 계획이다. 교육 품질 관리부터 한국 정착까지 유학생들이 사회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종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대학 간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유학생 유치부터 정착까지 아우르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에 집중할 생각이다. 한국 고등직업교육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해인협의 올해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올해 역점 사업 중 하나는 고등직업교육 한국유학박람회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에서 박람회를 개최한 경험을 살려 더 많은 국가에서 유학박람회를 진행하고, 한국 직업기술 유학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한다. 올해는 중국 길림성 유학박람회가 중요한 일정으로 포함돼 있다. 현재 중국의 청년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한국 유학·취업을 희망하는 중국인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중국 길림성 교육청과 협력방안을 마련하고 중국 유학생 유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학박람회는 단순한 정보 제공의 차원을 넘어,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공부하고 취업할 수 있는 실질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는 중요한 기회다. 유학생들에게 한국 고등직업교육의 우수성과 취업 연계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전달하고, 유학생들의 관심을 더욱 끌어내고자 한다.”
- 올해 개최되는 박람회에서 지난해 박람회보다 개선된 점 혹은 차별점이 있는지.
“먼저 박람회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참가 대학들의 특화 프로그램 중심으로 심층적인 상담을 진행하고자 한다. 이를 기반으로 유학생들에게 각 대학의 학과별 강점과 특화된 직무 교육과정을 더 구체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 박람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물리적으로 참가하지 못한 유학생들도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다. 특히 박람회 전후로 온라인 상담과 세미나를 열어 참가자들이 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 박람회에서는 다양한 언어로 제작한 자료와 실시간 상담을 제공해 전 세계에서 참가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세번째로, 현지 교육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학생들이 직무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취업 기회를 마련할 수 있도록 현지 산업체와 연계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학생들의 대학 졸업 후 취업도 지원할 생각이다.”
- 대부분의 지자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사업계획에 유학생 사업 꼭지가 담겼는데, 회원 대학이 지역의 유학생 유치 사업에 참여하도록 어떻게 지원할 계획인지.
“해인협은 회원대학이 지역 특성에 맞는 유학생 유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원할 생각이다. 각 지역의 산업 특성에 맞춘 유학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지역 산업체와 연계해 유학생들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예를 들어, 지역 산업에 특화된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인력 수요에 맞춘 외국인 인력을 양성하고자 한다. 또한 지역별로 외국인 유학생 관련 사업 정보를 해인협 회원대학과 공유해 회원 대학들이 지역 특성에 맞는 유학생 유치와 관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조순계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장이 지역특화형 비자와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 등 최근 정부의 비자 제도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최근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특화형 비자, 광역형 비자 등 비자 정책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대학들이 이러한 비자 정책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지역특화형 비자와 광역형 비자 등은 전문대학 유학생 유치에서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의 비자 정책 변화는 특정 산업과 경제 상황에 맞춰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문대학이 이러한 정책 변화를 적극 활용해 지역 산업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학생들이 해당 지역 산업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역특화형 비자 제도를 활용해 특정 산업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전문대학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역특화형 비자와 연계해 지역 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산업체와 협력해 실습,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형태다. 해인협은 이러한 정책 변화에 맞춰 전문대학들이 지역특화 교육을 개발하고, 유학생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 최근 유학생들의 관심사 혹은 고민은 무엇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문대학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최근 유학생들의 주요 관심사는 학업뿐만 아니라 한국에서의 생활 전반에 관한 것이다. 유학생들이 가장 큰 고민으로 꼽는 부분은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 그리고 학업과 취업 기회에 대한 정보 부족이다. 특히, 유학생들은 한국어 학습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학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한국 취업에 관한 정보 부족도 중요한 문제로 꼽히고 있다. 전문대학들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 한국어 교육을 강화했다. 또한 직무 중심의 한국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 유학생들이 직업 현장에서 필요한 한국어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와 함께 취업 상담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유학생들에게 산업별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그들이 한국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조순계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장이 유학생 이탈과 불법체류율을 줄이는 데 필요한 정부 지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외국인 유학생 유치보다 더 중요한 게 ‘관리’다. 유학생 이탈과 불법체류율을 줄이는 데 필요한 대학 차원의 노력과 정부 정책 지원(개선)을 제안한다면.
“대학은 유학생들이 입학하기 전부터 철저한 상담과 예비 교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학업과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유학생들이 학업 중에 겪을 수 있는 문화적 차이와 사회적 적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멘토링 프로그램이나 문화 적응 워크숍 등으로 유학생들이 한국 사회와 교육 시스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학업 상담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유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중단하지 않도록 정기적인 학업 점검과 개별 맞춤형 상담을 제공해 그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조기에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유학생들의 불법체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자·체류와 관련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체류 연장 절차와 취업 비자 전환 절차를 충분히 안내해야 한다. 아울러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해 유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 비자로 한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산업체와 협력해 인턴·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졸업 후 취업 비자 전환을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유학생의 취업 연계 비자 전환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취업 후 정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E-7 비자와 같은 취업 비자 시스템을 확장하고, 유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에 어려움 없이 한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또한, 유학생들이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산업별 직무 연계 프로그램을 활성화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취업 후 유학생들의 주거지 지원과 생활 안정 프로그램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보 공유와 통합 관리 시스템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 유학생들의 이탈 현황과 불법체류 문제를 파악하고, 대학과 관련 기관이 협력해 이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유학생 유치에 힘쓰는 전문대학 관계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유학생 유치는 단순한 숫자 증가만을 목표로 하는 일이 아니라, 한국의 고등직업교육을 글로벌화하고, 각국 학생들이 한국에서 꿈을 이루도록 돕는 중요한 임무다. 현지 박람회 개최, 맞춤형 교육 콘텐츠 개발, 취업 연계 프로그램 강화 등 여러 방면에서 열심히 노력해온 결과, 한국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여러분이 끊임없이 지원하고 노력해 온 덕분이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더 많은 유학생이 한국 유학을 선택할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학업을 마친 후, 한국 사회와 산업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국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공동 목표다. 여러분이 지속적으로 유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길을 안내하는 멘토가 되줄 것을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힘을 합쳐 한국의 고등직업교육을 더 많은 글로벌 인재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여러분의 지속적인 열정과 협력이 앞으로도 큰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 확신한다.”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왼쪽)과 조순계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장이 한국대학신문 본사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조순계 회장은…
전북대학교 전자공학과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에는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방문 연구를 수행했다. 조선이공대에서는 정보통신과 교수로 부임해 기획실장, 국제교류원장, 입학기획처장, 대학평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이외에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 교육부 지방대학 특별위원, 고등직업평가인증원인증위원, KEDI 대학구조개혁 평가위원, 국가기술자격 정책심의회 전문위원, 한국통신학회 부회장 등 주요 기관 위원 및 교육 관련 협회·단체에서 활동했다. 2018년 6월 조선이공대 제11대 총장으로 취임했으며 2022년 6월 제12대 총장으로 연임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2월 해인협 제2차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다. 임기는 내년 3월 6일까지다.
< 대담=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주지영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
출처 : 한국대학신문(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78002)